"美·中 IT패권 막아라"…한·일 기업들은 적과의 동침

입력 2019-11-15 17:20   수정 2019-11-16 01:07


세계 주요국들이 미국과 중국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에 맞서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싸우던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구글, 알리바바 등에 대항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어제의 적이라도 ‘뭉쳐야 산다’는 동맹 전략이다. 제대로 경쟁할 인터넷 기업이 없는 유럽에선 정부가 직접 나섰다. 미·중 IT 기업들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이런 절박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튜브,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소비량 1위

15일 캐나다의 인터넷 소비량 조사업체 샌드바인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으로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소비량 1위는 구글의 유튜브였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7.0%에 달했다. 다음은 페이스북(8.4%), 스냅챗(8.3%), 인스타그램(5.7%) 순이었다. 모두 미국 인터넷 기업으로 검색, 음원, 동영상 유통, 메신저 등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 시장을 거의 장악했다는 얘기다.

미국 IT 기업들은 금융업도 넘보고 있다. 구글은 내년에 미국에서 수표 발행 등이 가능한 은행계좌 서비스를 시작한다. 아마존도 작년부터 JP모간과 은행계좌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페이스북은 가상화폐인 리브라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은 자국 시장에서의 급성장을 바탕으로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해 세계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점유율이 7.7%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1위인 미국 아마존(47.8%)에 비해 낮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까지 받아가며 IT를 고도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을 인공지능(AI) 대표기업으로 지정하고, 2030년까지 세계 최고 AI 국가에 오르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두는 AI를 활용한 자율주행자동차, 알리바바는 스마트시티, 텐센트는 건강관리 관련 AI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의 국책 연구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세계 상위 AI 전문가 500명을 선정한 결과 중국(65명)은 미국(73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7명에 불과했다.

치열한 라이벌에서 동맹 관계로

그나마 선전해온 한국과 일본의 IT기업들은 파격적인 생존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어제의 적’과 함께하는 공동전선 구축이다.

한국에서는 ‘국민메신저’ 카카오와 이동통신 1위 SK텔레콤이 서로 피를 섞었다. SK텔레콤은 3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 주식 217만7401주를 3000억원에 취득했다. SK텔레콤이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하게 됐다.

두 기업은 그동안 모바일 내비게이션, 플랫폼 운송사업, 음원 유통, 동영상 서비스,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사업 대부분 영역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국내 IT 대표기업인 양사가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업체와 견줄 만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과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인 야후재팬이 의기투합했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경영 통합 협상을 벌이고 있다. 두 기업 역시 라이벌 관계였다. 최근에는 성장성이 높은 일본의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경쟁해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두 기업은 구글, 아마존, 텐센트 등에 맞서려고 올여름부터 경영 통합 논의를 시작했다. 지난 9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직접 만나 담판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통합이 되면 양사에서 한 명씩 공동 대표를 맡고 사내이사는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국 내 매출의 3% 세금으로 걷어

자국 기업이 힘을 못 쓰고 있는 유럽에서는 글로벌 IT 기업에 별도로 과세하는 방법으로 견제하고 있다. 유럽 시장을 장악한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기업을 겨눈 전략이다. 프랑스는 미국 인터넷 기업 등이 프랑스 내에서 올리는 매출에 세금을 매기는 일명 ‘디지털세(稅)’를 올 들어 도입했다. 글로벌 매출 7억5000만유로(약 9649억원), 프랑스 내 매출 2500만유로(약 321억원)를 초과한 기업이 과세 대상이다.

이들 기업은 온라인 광고, 중개 수수료, 데이터 판매 수입 등에서 매출의 3%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영국과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도 디지털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어 미국 기업에 대한 견제가 확산될 전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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